후쿠오카의 건축물을 둘러보는 산책 코스
후쿠오카는 적당한 규모의 도시 내 곳곳에 독특한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거대한 랜드마크가 도시를 지배하기보다는 공원과 일체화된 랜드스케이프 건축, 도시의 규칙을 디자인으로 표현한 새로운 빌딩 등 도시의 성장과 함께 탄생한 건축물이 일상 속 풍경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1980년대에는 도시의 국제화와 더불어 해외 유명 건축가를 섭외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호텔, 주택, 상업 시설 등 사람이 실제로 머물거나 걷고 생활하기 위한 장소로 만들어진 건축물이 많다는 것도 후쿠오카의 특징입니다.
머지않아 준공될 예정인 도시공원을 포함한 후쿠오카의 건축물을 도시의 특징을 느낄 수 있는 몇 가지 시점에서 소개하겠습니다. 건축을 좋아하는 분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분도 산책 중에 부담 없이 방문해 즐기실 수 있습니다.
Landscape & City
공원과 랜드스케이프, 건축이 되다
후쿠오카는 도시와 자연의 거리가 가까운 도시입니다. 바다, 공원, 강이 도시 속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러한 관계를 건축으로 표현하는 프로젝트도 여럿 있었습니다. 건물 자체가 풍경의 일부가 되고 사람이 그 안에서 걷고 생활하는 장소를 소개합니다.
아크로스 후쿠오카
Emilio Ambasz|1995|텐진(후쿠오카시 추오구 텐진 1-1-1)
텐진중앙공원 옆에 세워진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거대한 계단 형태의 건물. 공원 측 외관은 계단식 옥상 정원으로 건물과 공원의 녹지가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일반인에게도 개방 중인 계단식 정원은 녹음이 우거진 도시 속 숲을 오르는 듯한 산책 코스로 인기입니다.
지금은 당연하나 당시에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에코, 지속가능성 등과 같은 개념을 가시화한 건물입니다.
그린그린
이토 토요오|2005|아일랜드 시티 중앙공원(후쿠오카시 히가시구 카시이테리하 4-1)
후쿠오카시가 21세기에 추진한 워터프론트 개발의 일환인 히가시구의 인공섬 아일랜드 시티에 있는 꽃과 녹음을 테마로 한 체험 학습 시설. 중앙공원의 랜드마크로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이토 토요오가 설계했습니다. 언덕처럼 보이는 세 개의 지붕이 줄지어 선 유기적인 형태가 특징으로 건물이라기보다도 마치 풍경의 일부처럼 보입니다.
메이지 공원 new!
후지모토 소스케|2026|하카타역 앞(후쿠오카시 하카타구 하카타에키마에 3-45)
하카타역 앞 재개발의 일환으로 계획된 새로운 도시공원. 평면적인 광장이 아니라 사람이 입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도시 공간을 목표로 오사카·간사이 국제 박람회의 그랜드 링으로 주목을 모은 건축가 후지모토 소스케가 디자인 감수를 담당했습니다. 하카타역 도보권 내에 탄생할 새로운 도시 풍경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Modernism Before the Boom
1970년대의 모더니즘 건축
후쿠오카의 건축 기반을 세운 것은 1960~70년대의 모더니즘 건축입니다. 지금도 거리에서 자리를 지키며 도시 풍경에 차분한 무게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텐진이나 오호리 공원 주변을 걷다 보면 그 시대의 건축물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후쿠오카 은행 본점
쿠로카와 키쇼|1975|텐진(후쿠오카시 추오구 텐진 2-13-1)
메타볼리즘 건축의 흐름을 잇는 건축물. 기하학적인 콘크리트 구조가 특징으로 텐진 내에서도 조각과도 같은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오픈된 푸르르고 거대한 반야외 공간은 텐진이라는 번화가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작은 광장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후쿠오카시 미술관
마에카와 쿠니오|1979|오호리 공원(후쿠오카시 추오구 오호리코엔 1-6)
오호리 공원 수변에 세워진 미술관. 수평성이 강한 모더니즘 건축으로 공원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공원 산책 중에 들러 카페나 테라스에서 공원의 경치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Fukuoka’s International Architecture Moment
세계의 건축가들이 모인 1980~90년대
1980년대 후반 후쿠오카는 ‘아시아로 열린 도시’를 표방하며 도시의 국제화를. 1989년 아시아 태평양 박람회(요카토피아)를 계기로 해외 건축가를 섭외한 프로젝트가 잇따라 진행되었습니다. 지금도 체험 가능한 건축물입니다.
일 팔라조
Aldo Rossi|1989|하루요시(후쿠오카시 추오구 하루요시 3-13-1)
이탈리아의 건축가 알도 로시가 설계한 호텔. 테라코타 색의 외벽과 기하학적인 아치가 특징으로 알도 로시의 철학인 ‘기억’을 구현한 건축물입니다. 여전히 호텔 숙박이 가능하며 밤에 보는 외관과 로비 공간도 인상적입니다.
넥서스 월드
Rem Koolhaas / Steven Holl / Christian de Portzamparc 외|1991–92|카시이(후쿠오카시 히가시구 카시이하마 4가)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공동주택을 설계한 실험적인 프로젝트. 이소자키 아라타가 코디네이터를 맡은 가운데 건축가 여섯 명(스티븐 홀 / 이시야마 오사무 / 렘 콜하스 / 마크 맥 /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 / 오스카 투스케)이 각기 다른 주택을 설계했습니다. 건축 전시회와도 같은 주택 단지입니다.
더 베이직스 후쿠오카
Michael Graves|1993|하카타(후쿠오카시 하카타구 하카타에키히가시 2-14-1)
포스트모던 건축의 대표 건축가 마이클 그레이브스가 설계한 호텔. 내부는 원형으로 세워진 기둥이 만들어낸 웅장한 보이드 구조로 독특한 공간 체험을 선사합니다.
캐널시티 하카타
Jon Jerde|1996|스미요시(후쿠오카시 하카타구 스미요시 1-2)
도시의 극장을 콘셉트로 한 복합 시설. 컬러풀한 곡선 건축과 운하를 중심으로 한 공간 구성이 특징으로 쇼핑, 외식을 즐기며 건축 공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Architecture of Urban Rules
도시의 규칙을 형상화한 건축
후쿠오카시 중심부는 후쿠오카 공항에서 가까워서 고도 제한, 사선 제한 등의 규제를 받습니다. 2015년 텐진 빅뱅이라 불리는 텐진 지역 내 노후화된 건물의 재건축을 추진하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2030년대까지 약 120동의 재건축이 예상됩니다. 후쿠오카 도심이 단계적으로 업데이트되는 모습을 바로 지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텐진 비즈니스 센터
시게마츠 쇼헤이 / OMA|2021|텐진(후쿠오카시 추오구 텐진 1-10-20)
텐진 빅뱅 제1호 안건으로 준공된 프로젝트를 상징하는 오피스 빌딩. 교차로 쪽 코너를 픽셀 형태로 깎아 낸 유리 파사드는 메이지도오리 쪽에서 올려다보면 그 특징적인 실루엣을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텐진 비즈니스 센터 Ⅱ new!
시게마츠 쇼헤이 / OMA|2026|텐진(후쿠오카시 추오구 텐진 1-10-20)
텐진 빅뱅의 새로운 거점인 ‘텐진 비즈니스 센터 II’가 2026년 8월 4일에 개장했으며, 후쿠오카 시청 북별관 부지에 들어선 지상 18층·지하 2층 규모의 대형 복합 빌딩입니다.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까지 이어지는 7층 높이의 개방형 공간 ‘액셀라리움’은 압도적인 개방감을 선사합니다. 건축 디자인은 ‘텐진 비즈니스 센터’와 마찬가지로 담당했던 건축가 시게마츠 쇼헤이 씨(OMA 파트너 및 뉴욕 사무소 대표)가 감수했습니다. 국제적인 아티스트 토마스 살라세노 씨의 신작 설치 미술 ‘에어로솔라 리듬(Aerosolar Rhythms)’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입니다.
텐진부터 오호리 공원, 하카타 그리고 해안가 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물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볍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카페나 공원에 들르며 거리를 걷다 보면 후쿠오카의 깊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