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후에서 모시는 신과 하카타에는 어떤 관계가? 후쿠오카에서 텐진사마 순례하기
수험생과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명소인 다자이후 텐만구. 이곳에 모셔진 텐진사마가 큐슈에 도착해 처음으로 땅을 밟은 곳이 하카타라고 하는데, 이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이번에는 텐진사마에 대해 알아보면서 후쿠오카 시내의 텐진사마 관련 명소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텐진사마는 누구일까?
텐진사마라 불리는 신은 실존했던 인물로 헤이안 시대의 귀족이자 학자, 정치가이기도 했던 스가와라노 미치자네(845~903년)입니다. 어릴 적부터 재능을 보인 그는 조정에서도 이례적으로 빨리 승진했습니다. 학문, 글짓기, 일본 고유의 정형시 와카 등에 뛰어났던 터라 지금은 학문의 신, 문화예술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당시의 도읍인 교토에서 활약하던 미치자네는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게 되어 다자이후로 좌천되었습니다. 소달구지에서 배로 갈아타고 멀리 큐슈까지 오게 된 미치자네는 말년에 다자이후에서 궁핍하게 살다 생을 마감했습니다. 지금의 다자이후 텐만구가 위치한 곳은 미치자네의 묘소 위입니다. 미치자네의 유해를 소달구지로 옮기던 중 갑자기 소가 이동을 멈추었기에 그 자리에 유해를 매장하고 작은 신사를 세운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미치자네의 됨됨이와 생전의 공적이 재조명되며 텐만다이지자이텐진=텐진사마로 모셔지게 되었습니다. 일본 전국에 텐진사마를 모시는 텐만구(신사)는 약 10,000곳 있는데 다자이후 텐만구는 텐만구의 총본산입니다.
후쿠오카 시내에 있는 텐진사마 관련 명소
후쿠오카 도심의 텐진이라는 지명은 바로 이 텐진사마에서 유래했습니다. 또 미치자네가 배에서 내려 큐슈 땅을 처음으로 밟은 곳이 하카타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밖에도 다자이후로 향하던 중에 미치자네가 들렀다는 일화 등이 후쿠오카 곳곳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츠나시키 텐만구
하카타의 뒷골목에 위치한 작은 신사인 츠나시키 텐만구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가 처음으로 큐슈 땅을 밟은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에는 이 부근도 바다였고 항구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배에서 내린 미치자네가 쉴 만한 장소가 없었기에 항구의 어부들이 배에 있던 밧줄을 원형으로 감아서 깔개처럼 만들어 쉴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고 합니다. 츠나시키라는 이름은 밧줄을 깐다는 뜻으로 이곳의 지명 츠나바의 유래가 되기도 했습니다.
츠나시키 텐만구
후쿠오카시 하카타구 츠나바마치 5-6
스이쿄 텐만구
최첨단 오피스 빌딩이 밀집한 텐진에서 오아시스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스이쿄 텐만구입니다. 나무들 사이로 빨간 건물이 눈길을 잡아끄는 이 신사는 텐진사마를 모시고 있습니다.
하카타에 도착한 미치자네는 다자이후로 향하던 중 강에 비친 자신의 초췌한 모습을 보고 슬퍼하며 탄식했다고 합니다. 이에 그 장소(이마이즈미)에 신사가 세워졌고 스이쿄노텐진 또는 스가타미텐진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1612년 후쿠오카번의 초대 번주가 된 쿠로다 나가마사는 이 신사를 스이쿄 텐만구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지금의 장소로 옮겼습니다. 후쿠오카성의 귀문(동북쪽)을 지키는 신으로 삼기 위함이었습니다. 이후 스이쿄 텐만구는 지역의 수호신으로 추앙받게 되었고 그 신사 일대를 텐진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스이쿄 텐만구
후쿠오카시 추오구 텐진 1-15-4
스가타미 다리와 스가타미 텐진터
미치자네가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았다고 하는 강(지금의 야쿠인신강)은 지금도 후쿠오카를 흐르고 있습니다. 이 강에 세워진 스가타미 다리의 이름은 미치자네가 수면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았다는 일화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다리 부근에 있던 신사는 스이쿄 텐만구로 이전되었고 그 터에는 스가타미 텐진터 비석이 남아 있습니다.
카가미 텐만구·토토구치터
현대적인 하카타리버레인 건물 바로 옆에는 고풍스러운 신사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미치자네가 강물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았다는 이야기와는 다른 일화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큐슈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다가 자신의 지친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 보았다는 일화입니다. 카가미 텐만구에 모셔진 거울은 그때 미치자네가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이 일대에서는 중국 당나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었습니다. 바다가 지금보다도 더 안쪽까지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중국으로 가는 큰 배가 접안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신사 입구에는 토토구치(渡唐口)터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카가미 텐만구·토토구치터
후쿠오카시 하카타구 시모카와바타마치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