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 대회와 야타이 하시고
매년 11월에 후쿠오카에서 개최되는 오즈모 큐슈바쇼는 일본의 전통문화인 스모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맛집이 많기로 유명한 후쿠오카에서는 스모 관전 후 ‘하시고’라는 특별한 문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일본의 전통 스포츠 스모
일본의 국기인 스모는 몸집이 큰 선수들이 도효라 불리는 모래판 위에서 힘을 겨루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입니다. 그 기원은 신화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역사가 1500년도 넘는다고 합니다. 원래는 축제 때 거행하던 의식이었는데 무사들의 시대가 되자 전투를 대비한 훈련 차원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게 되었고 에도 시대에는 스모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생겨나 정기적으로 대회가 열렸습니다. 현재의 대전 형식과 의상 등은 에도 시대 때와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스모 본대회는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에서만 열립니다. 선수들이 몸을 부딪쳐가며 겨루는 모습을 박진감과 열기로 가득 찬 경기장에서 직접 지켜보는 일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모래판을 둘러싼 좌석은 타마리세키라고 합니다. 모래판의 모래가 날아올 정도로 가까워서 모래를 뒤집어쓴다는 뜻의 스나카부리라고도 하는 방석이 깔린 좌식 구역으로 음식물 반입 금지, 카메라 및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 몇몇 제약이 따르는 티켓값이 비싼 좌석입니다. 그 뒤로는 마스세키라 불리는 다다미 위에 방석을 깐 자리가 있는데 한 구역을 최대 4명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스세키에서는 도시락을 먹고 술을 마시는 등 저마다 자유롭게 스모 관전을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후쿠오카의 하시고 문화
스모 대회는 저녁 6시경이면 종료됩니다. 저녁때와 시간대가 겹치다 보니 스모 관전이 끝난 관객들은 대다수가 음식점을 찾아 나섭니다. 맛집이 즐비한 후쿠오카에는 ‘하시고’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2차, 3차 하는 식으로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며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는 일로 하룻밤에 여러 곳을 방문해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가게도 이러한 하시고 문화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볍게 먹고 마신 뒤 바로 일어나도 괜찮습니다. 하시고 초보자라면 야타이를 추천합니다. 야타이에서는 반대로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것이 매너가 아니라고 할 정도입니다. 야타이는 라멘, 오뎅, 야키토리 등 가볍게 먹기 좋은 메뉴를 제공하기 때문에 하시고에 적합합니다. 최근에는 프랑스 요리, 동남아 요리, 칵테일바, 커피 등 야타이의 폭도 넓어져서 하시고의 재미가 한층 더 커졌습니다.
시내 야타이 소개
후쿠오카에는 야타이가 약 100곳 있는데 이들은 크게 나카스, 텐진, 나가하마 등 3개 구역으로 나눠집니다. 각 구역의 특색을 소개하겠습니다.
나카스
관광객들에게는 나카스가 가장 유명합니다.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나카강을 따라 야타이가 줄지어 선 모습이 압권입니다. 언제 가도 사람들로 북적이기 때문에 가려고 했던 야타이에 자리가 없다면 일단 다른 야타이에 갔다가 자리가 나는 대로 가게를 옮기며 하시고 문화를 즐겨도 좋습니다.
텐진
야타이를 제일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구역에는 상업 시설과 사무용 빌딩이 많아서 여행자뿐만 아니라 퇴근길에 야타이에 들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텐진에서도 와타나베도오리와 쇼와도오리에 야타이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나가하마
하카타나 텐진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으나 후쿠오카 라멘 야타이의 발상지로 알려진 곳입니다. 근처 수산물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빨리 먹을 수 있는 라멘을 팔기 시작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지금은 라멘 외에도 여러 메뉴를 제공하는 개성 만점 야타이가 즐비합니다.
기타
이들 3개 구역 외에 하카타역 주변 등에도 야타이가 몇몇 있습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야타이는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일 경우가 많은데 누가 가도 언제나 친절하게 맞아줄 것입니다. 머무는 호텔 근처에 야타이가 있다면 꼭 한번 찾아가 보세요.
야타이 외에도 스탠딩 바 또는 라멘, 교자, 야키토리 전문점 등이 하시고에 적합합니다. 운이 좋다면 경기를 마치고 식사하러 나온 스모 선수를 가게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